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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살이, 가까이서 보면 희비극이라 생각돼요" - 독일에 사는 카나님
    이민 2020. 6. 16. 20:38

    경험 뒤에 깨닫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같이 삶의 이치에 꼭 들어맞는 말들이 그런데요. '인생사 새옹지마' 역시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한 번쯤 깨닫게 되는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기만 한 일도, 나쁘기만 한 일도 없다.'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인 카나님이 남기신 독일 생활에 대한 소회입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현재의 남편 초나님을 만나 독일로 떠나게 된 카나님은 현지 생활을 웹툰으로 연재해주고 계십니다. 생각할 거리와 일상 속의 에피소드를 유쾌하고 담백하게 그려주시는데요. 난관이 오면 오는 대로, 헤쳐 나가는 카나님과 초나님의 이야기에서 긍정적인 기운을 얻을 때가 많습니다. 타지에서, 혹은 어디가 되었든 어려운 관문만 이어지는 기분이 든다면, 인터뷰를 읽고 카나님의 웹툰을 한 번 읽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당장의 힘든 일도 버텨볼 만하다 느껴질 지도요. 카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도시에 얼마동안 거주하고 계신가요?
    슈투트가르트에 2년 정도 거주했고, 올해 초 독일 북부로 이사 왔습니다.

     

    슈투트가르트 광장


    독일로 떠나기 전 많은 고민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셨고, 독일어를 배운 적이 없으셨고, 심지어 직전 좋은 부서로 전배까지. 그중 카나님께 가장 어려웠던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출국 전까지 일하느라 정신 없이 바빴어요. 그러다 텅 빈 독일 집에 혼자 앉아있게 되자 실감이 확 나더라고요. 나도 여기서 뭔가를 해야 하는데, 독일어가 늘지 않네 등등 수많은 생각들을 했어요.

     


    웹툰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아주 어릴 때부터 만화를 그리는 것이 취미였어요. 그러다 독일 행이 결정되고 나서 제대로 그려보자 결심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였어요. 그것 말고는 내가 독일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서의 추억들을 만화로 기록해 놓고 싶기도 했고요.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잊게 되니까요.

     


    독일의 문화나 문화 차이를 웹툰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차이점이 있으신가요?
    처음엔 모든 것이 신기했거든요. 시간 개념도 그렇고…. 그런데 갈수록 드는 생각은 결국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는 거예요. 요새는 놀라기보다 독일인들도 우리랑 똑같네 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해요. 아, 물론 느린 서비스나 행정처리속도는 여전히 적응이 안 되지만.

     


    다양한 사회 복지 혜택 또한 살펴볼 수 있었는데, 카나님, 초나님 같은 신혼부부가 누릴 수 있는 복지도 있나요? 혹시 수혜 받고 있으신 게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의료보험이요. 병원비가 많이 들지 않는 다는 것은 유학, 이민 생활에 정말 중요한 장점입니다.

     

    구시가지


    향수병에 대한 에피소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제일 그리울 때는 언제세요? 두 분만의 극복 방법이 있다면 함께 듣고 싶습니다.
    그런 순간은 그냥 이유 없이 문득 찾아와요. 갑자기 그냥 먹먹해지고, 온갖 생각이 이어지고…. 그럴 때 남편과 저는 ‘우린 같은 팀이야!’라는 말을 자주 해요. 이곳에서 힘든 순간이 참 많았는데, 그때마다 둘이 힘을 합쳐서 헤쳐나갔거든요. 그때부터 어려운 일이 생기면 꼭 주문 외듯이 그 말을 해요. '우리는 한 팀이잖아. 이번에도 둘이 있으면 잘 해결할 수 있어' 하고. 하지만 역시 제일 도움되는 건 한국 음식 해서 배불리 먹었을 때에요. 따뜻한 국물일수록 효과가 좋아요. 

     


    정착 초반기 에피소드를 보면 재밌다가도 스트레스가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n년차에 접어든 지금, 당시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n년 동안의 독일 생활이 카나님 또는 카나님과 초나님에게 불러일으킨 변화로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초나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그래도 살아볼 만 하다."
    카나 "좋기만 한 일도, 나쁘기만 한 일도 없다."

     


    “북부 사람들은 이틀 만에 친구가 되어주지. 하지만 5일 만에 네 이름을 잊어버려. 하지만 남부인들은 친구가 되는 데는 6개월이 걸리지만, 영원히 너를 떠나지 않는단다.” 독일 도착 초반에 이런 말씀을 들으셨었는데.. 현재 공감하고 계신가요?
    이번 이사를 앞뒀을 때 독일인 친구들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독일 북부로 이사 가면 동네 사람들이 친절해서 살기 좋을 거야, 남부 독일인들이 원래 불친절하기로 유명하거든." 그런데 사실 저는 지역차를 별로 못 느끼겠어요. 그냥 지역과 상관없이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 마켓 풍경


    웹툰이 베도에서도 인기가 많습니다 🙂일상 얘기뿐만 아니라 ‘맥주 고등학교'같은 픽션도 있었는데, 앞으로 웹툰에서 다루고 싶은 내용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웹툰을 그리다 보면 글이 자꾸 길어져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만화를 곁들인 에세이를 써 보고 싶어요.

     


    독일은 분단국가였다는 점에서 한국과 공통점이 있는데.. 한국인, 한국을 보는 독일인의 시선은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여기서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꼭 이 질문을 해요. "Süd oder Nord?" 남한이냐 북한이냐를 묻는 거죠. 남한에서 왔다고 해도 북한에 대한 정치적 견해라든가, 김정은에 대해 아주 자세히 묻는 사람들도 많아요. 해외 다른 나라에서는 겪어본 적 없는 일들이죠. 그만큼 독일인들은 한국이 분단국가라는 것을 더 많이 인식하고 있다는 게 아닐까요?

     


    독일 생활과 독일인의 매력을 꼽는다면?
    독일에는 저렴한데 품질 좋은 제품이 많습니다. 특히 화장품. 독일의 좋은 화장품들이 생각보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리고 목소리가 좋은 독일인들이 많아서, 대화할 때 꼭 오페라 듣는 거 같을 때가 있어요. 괜히 클래식의 나라가 아닌 것 같아요.

     


    독일에서 어떤 것을 이루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우선 독일어를 더 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작가로 데뷔하고 싶어요. 이건 독일이 아니라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되겠네요. 

     


    카나님께 독일이란?
    인생에 단 한 번도 이곳에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데, 이제는 눈 감으면 골목 구석구석이 떠오르게 되어 버린 나라.

     


    공통질문



    인종차별 경험이 있으신가요? 가장 이상적인 대응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여쭙습니다.
    물론 있습니다. 이럴 때 상대방에게 너는 나치, 혹은 히틀러다!라고 말하라는 인터넷 글들이 많은데요, 사실 독일에서 저런 단어를 잘못 사용하시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역으로 내가 가해자가 될지도요. 저의 경우 최대한 빨리 위협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편인데요, 
    더 이상적인 방법은 인종차별을 하는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당당하게 알리는 것이겠죠.

     


    현지 물가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식료품, 생필품 등은 한국보다 저렴합니다. 하지만 교통비, 관리비 등은 더 많이 듭니다. 다 합하면 결국 엇비슷하네요.

     


    가장 생각나는 한국 음식은 무엇인가요?
    초나 "아귀찜."
    카나 "민물장어 소금구이, 대창구이."

     

    보통 독일에서 구하기 힘든 재료로 만든 음식들이 가장 먹고 싶습니다. 다 적고 나니 갑자기 슬퍼지네요..

     


    Nak Nak 회원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해외살이가 멀리서 보기엔 희극인데, 가까이서 보면 희극과 비극이 섞인 것이라 생각돼요. 저마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가면서 살아가고 계시겠죠. 다 함께 또 힘내서 하루를 살아내 봅시다. 항상 건강하세요. 요즘 같은 시기엔 더욱이요.

     

     

    "카나와 초나의 독일"(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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